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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이야기

가을을 보내며...

by 흐르는 강물처럼... 2013. 11. 17.

 

 

가을의 단풍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 단풍시즌이 조금 더 오래 가기를 바라지만
단풍은 너무도 빨리 시들고 떠나갑니다. 

 

 

곱게 물든 가을 단풍이나
화려한 꽃 한송이도
아무리 한때 아름다움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아도
모두 나타났다 변해서 사라지는
그 이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한때의 아름다운 절정기만 생각하고 애착하다가
절정기를 지나 서서히 시들며 소멸되어가는 모습은
아쉬움과 미련을 안겨다 줍니다.

 

 

떨어져가는 낙옆이나

시들어가는 꽃 한송이를 볼 때 
우리신세가 그와 다르지 않음을 봅니다.
마치 손안에 든 물이 서서히 손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멈출 수 없듯이
우리곁을 떠나가는 인연들을 빤히 보면서도
정작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현상들이

한때 인연으로 모였다가
그 인연이 다 해 흩어지는 것은
자연의 법칙입니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도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해 뭉쳐지면서
한때 형성되었다가
바람과 습도의 영향으로
모습이 변하고

비가 되어 다시 떨어지듯이

 

 

우리의 인생도
한때의 인연으로 잠시 결합되었다가

조건에 따라 변해서 해체되는
구름과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더 많은 재산을 불리고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의 내리막길로 들어서야하는

우리의 처지를 잘 안다면

재산이나 명예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많은 이들은

죽음, 소멸, 무상을 떠올리면

삶이 우울하고 허무하게 느껴져

아예 생각안하고 잊어 버리고 삽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 안한다고

우리가 소멸을 맞이하지 않을까요?

 

 

어떤 이들은 삶이 무상하니까

지금 살아있을 때

즐길 것 실컷 즐기고

해보고 싶은 것 다 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상함을 직시하면

그렇게 즐길만한 것도

해볼만한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무상함을 직시하면

집착이 떨어져나가

그럴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허무한 것은 불교가 아니라

삶의 무상함을 알지 못하고 

욕망과 집착으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허무한 것입니다.

결국 따지고 보면 
우리가 움켜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벌써 또 한해가 다 가고 있습니다.

세월은 계속해서 흘러갑니다.

더이상 기다리거나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남은 여생을 수행에 더 많이 할애해야 겠습니다.

오늘 집앞에 수북히 쌓인 나뭇잎 쓰느라 반나절을 보냈습니다.

주변의 시들어 가는 낙옆을 보며

한생각 떠올라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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