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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 단소리

나의 법은 아주 비싸다네!~~

by 흐르는 강물처럼... 2014. 7. 11.

 

 

"나의 법은 아주 비싸다네!~~"

옛날 향봉선사가 법을 구하러 찾아온 수행자에게 던진 말이다. 몇번이고 찾아와 가르침을 청하는 수행자에게 향봉선사는 당신의 비싼 법을 가르쳐 줄 수 없다며 매번 거절하였다. 그래서 그 수행자는 더욱 분발하여 열심히 수행해 결국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향봉선사가 말한 것처럼 비싼 법은 그 값어치가 얼마나 될까? 향봉선사의 경우에는 수행자를 격려시키고자 사용한 하나의 방편이었지만 과연 법에 금전적 가치를 매길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은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없지!' 하고 단정지을 것이다. 애당초 붓다가 각 수행자들에게 얼마씩 받아가며 법을 전파하였다는 기록은 경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붓다뿐만 아니라 예수를 비롯한 다른 성자들 또한 제자들에게 가르침에 대한 비용을 일체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고귀하고 성스러운 법에 세속적인 금전가치를 매길 때 그것은 더 이상 법이 아니요, 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법을 우리가 비싼 돈을 지불해야만 얻을 수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놓였다면 어떠할까? 

 

 

위빠사나가 미국에 처음 도입된 것은 한국보다 10년 정도 빠른 1970년도 중후반이다. 인도, 미얀마, 태국등의 남방국가에서 위빠사나 스승밑에서 수행한 미국인 재가 수행자들로 인해 최초의 위빠사나 수행처 IMS (Insight Meditation Society) 가 1976년 미국 동부 메세추세츠주에 설립됬다. 그후 다른 위빠사나 수행처들이 미국 곳곳에 생겼고 현재까지 많은 수행자들이 집중수련회에 참가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수행처들이 적지 않은 수련비를 받고 있어 수련회 참가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다. 물론 철저히 보시금만으로 운영되는 곳들도 있지만 매우 드문 편이며 갑드기나 비싼 수련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보시금이나 적은 액수의 수련비를 받는 기존의 불교 이미지에 익숙해 있던 나로선 수행처에서 이렇게 비싼 수련비를 받는 것이 처음엔 납득이 가질 않았었다.

 

"어떻게 수행처에서 무슨 일류호텔도 아니고 숙식비를 이렇게 많이 받어???!!!"

 

그래서 처음엔 수행처에다 항의편지도 보내곤 했다. 하루밤 평균 투숙비가 $75 ~ $100 이면 (8만2천원 ~ 11만원 정도) 수행처치곤 상당히 비싼 편이다. 그리고 숙비는 매년 올라간다. 한국같으면 수행처에서 받는 수련비가 이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 상황이 이러니 미국에서 위빠사나 수행처에서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은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상류층과 지식층들 뿐이다.

 

 

미국에는 중국과 일본의 선불교, 티벳의 밀교, 그리고 남방의 상좌부 불교등 불교의 다양한 전통들이 골고루 도입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인도의 다양한 요가 수행법과 그외 다른 정신 수양법들 또한 많이 있다. 미국의 다양한 불교계에선 수련회를 자주 개최해 미국인 불자들이 원한다면 각 전통의 불교 수행법을 얼마든지 맛 볼 수 있다. 이는 한국불자들은 경험할 수 없는 미국불자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미국은 한국불자들이 생각하는 불교 황무지가 절대 아니다. 그나마 미국인 불자들이 아직 접해보지 못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한국불교일 것이다. 여러 전통의 불교를 접할 수 있는 미국인 불자들이 지식면이나 수행면에서 오히려 한국인 불자들 보다 더 해박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유식한 미국인 불자들은 미국 국민중 적은 소수의 엘리트들일 뿐 주류 미국인들은 붓다가 누군지 아직도 잘 모른다.

 

 

IMS 와 같은 수행처에 속해있지 않고 개인 스스로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하는 미국인 스승들도 있다. 그들은 왠만한 수행처의 지도자 못지 않는 수행경력이 있고 주로 따로 수행모임을 만들어 수행을 지도하는데 지도방식도 아주 실용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인다. 그중의 일부 스승들은 전화통화나 스카이프 화상 채팅을 통해 수행지도를 한다. 스승과 수행자가 일대일로 마주보고 진행되는 화상 채팅 수행지도는 30분이나 1시간동안 진행되는데 비용이 보통 시간당 $100 - $125 (107,108 원 - 133,878 원) 이나 된다. 이런 비싼 수행비를 지불하고 수행지도를 받는 사람들이 있기는 있다. 하지만 왠만한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낼 비싼 가격이다. 이렇게 비싼 수행비가 정당한 것은 (그들 말로는) 만약 스승이 적은 액수의 기부금이나 보시금에 의지해 생활해야 한다면 더 많은 수행지도를 하러 (돈을 벌어 생활하기 위해서) 각 지역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스승은 한 곳에서 오래 정착을 할 수가 없고 가르침을 원하는 제자들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 또한 극히 제한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승이 수행비를 넉넉히 받어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누리게 될 땐 돈벌러 사방 팔방 수행지도하러 다닐 필요없이 한 곳에 정착해 수행지도를 필요로 하는 제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집중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미국 수행자들은 이 아이디어에 동의하는 편이었다.   

 

 

그런 그들의 주장을 듣고나니 참 황당하게 느껴졌다. 아무리 수행력이 높다해도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들의 사고방식은 불교수행법을 제대로 전파하는데에 있어 또하나의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허탈감 마져 느꼈다. 이 사람들은 수행지도로 생활을 하려하고 그것도 미국에서 중류층 이상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니 당연히 수행비가 비싸진다. 그들 말로는 무엇을 얻으려면 그에 대한 댓가를 지불해야 하듯이 수행지도의 댓가로 수행비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한다. 무언가 얻기 위해선 그에 맞는 댓가를 치러야 하는 등가교환의 법칙은 우리 삶의 모든 면에서 적용된다. 이 세상에 공짜는 단 하나도 없다. 공짜도 없고 우연도 없다. 수행을 하는데도 마찬가지이다. 수행에 진보를 이루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선원이나 수행처에서 담마를 익히고 수행법을 배우려면 그에 맞는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 집중수행처에서의 숙식비용, 교재와 교육 자료비, 그 외 선원의 운영비용 등등 충당해야 하는 비용이 많다. 담마를 배우려는 재가자는 당연히 이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많은 불자들이 선원이나 수행처의 시설을 별 생각없이 함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선원이나 수행처가 세워지기에는 각 불자들의 경제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선원의 공양간에 있는 음식을 별 생각없이 먹지만 사실 그런 음식 조차도 어느 누군가의 보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선원이 운영되려면 누군가가 운영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부처님이나 불보살의 가피로 저절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힘들게 번 돈으로 선원이 운영되는 것을 알면 선원의 시설이나 물건들을 함부로 쓸 수 없게 된다.

 

 

재가수행자로서 수행을 배우는데 그에 관련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도자가 수행지도를 자신의 직업으로 삼으려는 데에 있다. 이는 수행의 상업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수행지도의 댓가로 수행처의 운영비용이나 그외 수행지도에 들어가는 비용을 받는게 아니라 시간당 정확한 액수($100 이상)를 정해 놓고 수행상담이나 지도를 원하면 먼저 크레딧카드 결제를 한 후 정해진 시간내에서 수행지도를 해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철처히 보시에 의지해 검소하고 숭고한 삶을 살아가는 상가의 전통은 21세기 현대 사회에선 통하지 않는다고 단정지어 버리고 고귀한 담마를 한낱 자신들의 돈벌이로 하락시켜버린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출가자가 아닌 이상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살고 싶다면 그럴만한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는 직업에 종사해야 할 것이다. 그런 후 수행지도를 하고 싶으면 하되 수행지도에 의지해 편한 삶을 누리려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상가의 전통을 본받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자신들 나름대로 현대사회의 기준에 맞추어 수행지도를 한다는 것은 수행문화가 세속화되고 상업화가 될 우려가 크다.

 

 

속세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한사람이라도 더 바른 길로 인도하려는 그런 자애심은 어디에 있는가? 붓다의 가르침으로 자신이 해탈을 체험했으면 그에 대한 감사함과 보답하는 의미로,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행복을 아직도 불행속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과 나누려는 선하고 순수한 의도는 어디에 있나? 아무리 수행력이 높다 하더라도 이렇게 수행지도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스승들을 볼 땐 비록 그들의 수행력은 존경스럽지만 동시에 괘씸한 생각도 함께 든다. 물론 모든 미국인 수행지도자들이 다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비싼 수행비를 요구하는 스승들에게 반감을 갖는 미국인 수행자들도 많다. 그리고 적은 보시금만으로 수행지도를 하는 훌륭한 미국인 스님들과 스승들 또한 있다. 다른 수행기법이라면 몰라도 붓다의 수행법을 상업화하는 것은 한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같은 경우는 아시아 국가에서 수백년동안 내려온 불교 교단의 전통과 역사가 없다. 그래서 솔직히 미국에서 미국인들의 보시금만으로 선원을 운영한다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왜냐면 그들에겐 불교 교단에 보시를 한다는 것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보시라 해봐야 고작 $5 ~ $10 선이지 선원운영에 필요한 거액의 운영비를 모두가 각자 부담하는데 까지는 생각을 못한다. 그나마 아시아계의 불자 이민자들 덕분에 미국내의 많은 선원들이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불자들의 후원이 있으니 그나마 선원에서 큰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수행과 교학을 배울 수 있는 것이지 만약 아무도 보시하지 않는다면 선원이나 수행처에서는 정상적으로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적지 않은 수행비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내에 불교는 적어도 내가 볼 때에 활발하게 전파되고 있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그 범위가 경제적으로 넉넉한 소수의 엘리트급으로만 제한되어 있다. 언제 미국 주류사회에 불법이 전파되어 일반인들도 쉽게 수행을 접할 날이 올지는 의문스럽다. 아마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아직은 재정적인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고 그에 대한 해결법은 그리 간단한 것 같지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모든 문제들이 원만하게 해결되어 이 미국땅에도 불법이 제대로 정착할 날이 올 것을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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